일상

좋은 어른이 되고 싶었던 직장인

자동차마케터 2020. 6. 27. 22:08

취준생 시절, 맨날 탈락의 쓴맛을 보는 와중에도 나름, 스스로 정해놓은 나만의 취업 가이드 라인이 있었다. 

 


올바른 가치관과 비전이 함께하고 , 

내가 좋아하는 것이며 

지구를 뒤흔들수는 없다하더라도 

반드시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일것. 

몸이 바쁘다 하더라도 

정신적인 여유는 잃지않으며 

사랑하고 또 나누며 살것 .


26살의 내가 쓰고 35살인 지금도 여전히 공감하는 문장,

나는 무언가 남을 이롭게 하는 일에 종사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그런 어른이 되지 못했다. 

아니 그런 느낌을 달고 살았다. 

 문장이 고작 몇줄 안되지만 

사실은 얼마나 많은 힘을 가지고 있는지 

간간이 읽을때마다 나를 뜨끔하게 한다. 

특히나  문장들 중 정말이지 나를 어렵게 만드는 문장이 있는데 

                                             반드시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일 것

 열세글자 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동차 마케터 

비싸고 화려한 자동차를 더 많이 사도록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 

그게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회사에 채용되었기에 

채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나의 영혼을 갈아 광고를 만든다.  

그 영혼을 깃든 광고를 보고 사람들은  자동차를 산다. 

그리고 그 자동차는 아주 많은 것들을, 

사실은 좋지 않은 어떤 것들을 뿜어낸다. 

적게는 지구를 오염시킬 매연, 

많게는 박탈감. 

 

나는 내가 혐오하는 미세먼지를 부추기기도 하고 , 

누군가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 있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만족하지 못했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화려하고 멋진 직업이었지만 

그리고 실제로 나도  화려함에 취해서  시간도 있었지만 

결국은 문득 허탈해졌다. 

 

 삶이 10년쯤 되자 진짜로 나는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그냥 그럴 듯하게   감고 적당히 사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해서 나에게 무엇이 올까 생각하면서  

이대로는 아닐것 같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결국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없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  기록을 시작한거니까. 

 

우선은 아무거나 되는대로 가급적 많이 기록해보려고 한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나, 사실들을 나열하다보면 

지금보다는  확실해지겠지.